내연관계에 있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북한강에 유기한 군 장교 양광준(39)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는 양광준의 살인 등 혐의 사건 선고공판에서 양광준이 낸 항소를 기각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거의 매일 제출하는 반성문을 보면 범행을 저지르게 된 순간에서 한순간도 벗어나지 못한 채 그 당시 참혹한 상황을 되돌아보고, 후회하면서 이미 무거운 죄의 굴레를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피고인은 어렵게 이룩한 사회적 지위와 가정을 지키기 위해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하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불사했지만, 범행으로 인해 피고인은 모두 잃었다"고 짚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범행 내용과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으며, 생명 존중과 망자에 대한 존중이라는 기본적인 가치를 훼손했다는 점에서도 선처를 바랄 수 없을 만큼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발적 범행이라는 양광준 측 주장에 대해선 "피해자로부터 여러 차례 '불륜 사실을 알리겠다'는 위협을 받고 절망에 빠진 나머지 '피해자를 살해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뒤, 살해할 경우를 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당시 상황을 봐도 순간적으로 당황하거나 격분해서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체 손괴와 은닉 범행은 그 자체로 절대 우발적일 수 없는 계획적인 후속범행"이라며 "피해자의 유족들은 피해 사실을 접하고 여전히 극심한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함으로써 피해자와 그 가족, 지인들의 관계와 추억까지도 무참하게 파괴했다"며 "반성문의 내용과 형사 공탁한 점 등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을 무기한 사회로부터 격리해서 참회하게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양광준은 지난해 10월 25일 오후 3시쯤 군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A(33)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오후 9시 40분쯤 강원도 화천군의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양광준은 경기도 과천에 있는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진)으로 10월 28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으며, A씨는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임기제 군무원으로 밝혀졌습니다.
조사 결과 양광준은 범행 당일 아침 출근길에 연인관계이던 A씨와 카풀을 하며 이동하던 중 말다툼을 벌였고, A씨와의 관계가 밝혀지는 것을 막고자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미 결혼해서 가정이 있는 양광준과 달리 A씨는 미혼이었습니다.
양광준은 피해자 휴대전화로 가족과 지인, 직장 등에 문자를 보내 피해자가 살해당한 사실을 은폐하려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1심에서는 반성문을 7차례 제출했던 양광준은 항소심 들어 136차례나 제출하고, 유가족에게 형사공탁까지 했으나 죗값을 줄이지 못했습니다.
한편, 사건 이후 양광준은 군 당국으로부터 '파면' 징계처분을 받았습니다.
TJB 대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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