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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영화에서도 'AI 영역 확대' 중...김부장 액션 3분, 촬영은 없었다.

기사입력
2026-08-02 오전 09:47
최종수정
2026-08-02 오전 09:47
조회수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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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장' 2회 도입부, 국내 상업드라마 첫 100% AI 제작 사례
KBS 사극 전투신·EBS 교육물에 지역 방송 역사 다큐까지 확산


SBS 드라마 '김부장' 2회는 특수요원 김부장의 강렬한 액션 장면으로 문을 엽니다.

◆ 강렬한 액션 신 촬영 없었다

소지섭이 연기한 김부장은 북한 대남 첩보총국 부국장을 제거하라는 임무를 받고 홀로 터널로 진입합니다.

추격 차량을 들이받고 총격전을 벌인 뒤, 타깃을 자신의 차에 태운 채 다리 위에서 그대로 추락하는 장면입니다.

시청자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 소지섭의 액션과 아낌없는 제작비 투입에 감탄했습니다.

그러나 3분가량의 이 과거 회상 신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이 장면이 100% 인공지능, AI로 제작됐기 때문입니다.

최근 방송가에서 AI 기술의 활용 범위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 방송사 AI 영역 확장 중

단순 보조 도구를 넘어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거나 까다로운 촬영을 대체하고, 드라마나 예능 등 방송 콘텐츠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는 추세입니다.

지난달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최고 시청률 23.1%를 기록하며 인기리에 종영한 '김부장'은 그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특히 2회 도입부는 실제 촬영 없이 주요 장면 전체를 AI로 완성한 국내 상업 드라마 최초 사례로 주목받았습니다.

'김부장'을 연출한 이승영 감독은 "살인병기인 김부장의 능력치를 최대치로 보여줘야 하는 장면"이었다며 "제작비 한계로 실사 촬영을 포기할 위기에 AI가 대안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배우 소지섭 역시 "앞으로 배제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협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른 방송사도 AI 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 KBS 'AI 혁신' 전사적 목표로

KBS는 하반기에 방송하는 대하사극 '문무'의 대규모 전투 장면에 AI를 적극 이용할 계획입니다.

신라가 당나라를 물리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매소성·기벌포 전투 연출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지난해 방영된 KBS 단막극 '러브 : 트랙-늑대가 사라진 밤에'에서는 야생 늑대를 섭외하는 대신, 개를 촬영한 영상에 AI를 입혀 늑대로 탈바꿈시키는 방식을 택하기도 했습니다.

박장범 KBS 사장은 올해 'AI 혁신'을 전사적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박 사장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은 AI에 맡기고, 우리는 한계를 넘어서는 고품질 콘텐츠 제작에 집중해야 한다"며 "AI는 더 빠르고 정확하며 깊이 있는 공영 저널리즘을 위한 필수 인프라"라고 강조했습니다.

예능계에서는 AI를 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예능의 주요 소재로 바라보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이달 20일 첫 방송하는 SBS 새 연애 리얼리티 '나의 AI 파트너-기이안 연애'가 대표적입니다.

이 예능에서는 방송인 기안84와 코미디언 장도연 등이 영화 'HER' 속 한 장면처럼 AI로 구현된 연인과 데이트를 즐기며, AI와 인간의 감정 교류가 가능한지 실험에 나섭니다.

디즈니+ 미스터리 추리 예능 '머더클럽'은 AI가 사건 현장과 알리바이 정황을 구현하고, 출연진이 이를 바탕으로 진범을 추리하는 방식으로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KBS 음악 토크쇼 '더 시즌즈-성시경의 고막남친'은 AI로 게스트의 음악 활동 이력을 실시간 분석하고 과거 방송 장면을 즉시 찾아내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제작비 규모가 적거나 재연 배우 의존도가 높은 예능과 교양 프로그램에서는 AI 전환이 더 두드러집니다.

MBC '심야괴담회'와 TV조선 '왕은 무얼 자셨는가', JTBC '사건반장', SBS '궁금한 이야기 Y' 등 사연 소개가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에서는 AI가 재연 배우나 컴퓨터그래픽 삽화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 EBS도 AI 콘텐츠 개발에 적극

특히 EBS는 AI 콘텐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방송사로 꼽힙니다.

동서양 명작 100권을 AI 영상으로 구현한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과 역사 속 인물·장면을 AI로 재현한 'AI 인물 한국사', 'AI 드라마 - 부활수업' 등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김유열 EBS 사장은 올해 인터뷰에서 "EBS에 AI는 호재다. 교육용 콘텐츠는 원래 애니메이션이나 인형극을 활용해 왔기에 현실 인물을 그대로 구현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사장은 이어 "제작비를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면서도 우주나 역사 등 상상력을 자유롭게 현실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AI 제작은 지역 방송으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 TJB, AI 민간설화연구소 5편 제작

TJB는 이미 지난해 정부 지원사업으로 역사 다큐멘터리 'AI설화연구소' 5편을 제작했습니다.

기록으로만 남아 실사 촬영이 불가능한 설화 속 장면을 AI 영상으로 구현한 사례로, 자체 제작 여력이 제한적인 지역 방송이 AI를 활용해 역사·문화 콘텐츠를 만든 시도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AI 기반 영상 기술은 제작비 절감 효과는 물론, 위험하거나 까다로운 촬영을 대체하고 협업이 필요한 방송 제작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다양한 장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나옵니다.

인물의 얼굴이 전면에 드러나는 재연이나 자료화면 대체의 경우 시청자에게 이질감을 느끼게 하고, 역사나 사건 등 당시 상황에 대한 정확한 고증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영상미디어학과 교수는 "'김부장'처럼 얼굴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액션 장면 위주의 활용은 거부감도 적고 제작비 절감 효과도 분명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반면 자료화면이나 재연 장면을 AI로 대체하는 사례의 경우 뻔하고 반복적인 결과물에 대한 피로감과 거부감이 커지면서 시청자 몰입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방송사의 AI 활용은 기술 적용 여부를 넘어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확보하느냐의 싸움이 될 전망입니다.

이 교수는 "AI를 썼는지 안 썼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잘 활용했느냐가 관건"이라며 "방송사의 재원 구조 안에서 시청자가 기대하는 완성도의 적정 지점을 찾아내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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