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는 '위생', 고소득국은 '만성질환'
아시아 34개국 기대수명 분석 결과 발표
지난 1990년부터 2023년까지 34개 아시아 국가·지역의 기대수명을 분석한 결과, 전반적인 증가 경향 속에서도 '지역별 편차'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 23일 '네이처'를 통해 발표됐습니다.
연동건 경희대 교수, 강지승 고려대 교수 등이 참여한 GBD 2023 Asia Life Expectancy Collaborators 팀은 2023년 글로벌 질병 부담 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 데이터를 활용해 아시아의 기대수명과 원인별 사망률, 위험 요인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우선 1990년부터 2023년까지 모든 국가와 지역에서 기대수명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평균 수명 증가가 가장 컸던 곳은 남아시아였고, 가장 작은 곳은 고소득 아시아 태평양 국가 및 지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연구팀이 분석한 사망률 감소의 원인은 서로 달랐습니다. 중앙아시아, 동아시아 및 고소득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심혈관 질환 사망률 감소가 기대수명 증가의 주요 동인이었습니다.
반면,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는 설사성 질환과 결핵의 감소가 가장 크게 기여했습니다. 기대수명 변화의 원인과 기여 위험 요인이 지역과 국가마다 다른 만큼, 일률적인 보건의료 정책보다는 각 지역의 필요에 맞춰 강도를 조절하는 '비례적 보편주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본 논문의 주저자인 강지승 고려대 보건환경융합과학부 교수는 한국과학기술미디어센터(SMCK)를 통해 "특히 주목한 지점은 '아시아 전체의 기대수명이 늘었다'는 평균적 사실보다, 그 증가를 이끈 원인이 지역마다 크게 달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단편적인 보건 통계를 넘어 향후 아시아 각국 보건 당국이 국가별 보건 격차를 해소하고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맞춤형 건강 정책을 수립하는 데 핵심적인 나침반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강 교수는 "COVID-19는 2019~2023년 사이 여러 지역에서 기대수명을 되돌려, 아시아가 팬데믹 위기에 여전히 취약함을 드러냈다"면서 "보건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저소득 국가에는 필수 의약품 보급과 위생·백신 프로그램 확충이 시급하며, 한국을 비롯한 고소득 국가 및 만성질환 급증 지역에서는 고혈압 관리, 금연 캠페인, 대기질 개선 등 맞춤형 예방 중심의 보건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상열 경희대 의대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GBD 2023 데이터를 이용해 중국,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34개국의 기대수명 변화를 사망 원인과 위험요인 수준까지 상세히 분석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다만 북한이나 미얀마처럼 데이터가 부족한 국가의 추정치는 상당 부분 모델링에 의존하며, SDI와 기대수명의 연관성은 모형 설계상 일부 순환적일 수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그럼에도 아시아 전역을 일관된 틀로 비교했다는 점에서 정책 설계에 유용한 토대를 제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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