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처럼 말았을 뿐인데…바닷물이 식수로 변한다?
POSTECH이 만든 기적의 '나무 기둥'
둥글게 말아 올린 나무판과 태양광만으로 바닷물을 식수로 바꿀 수 있는 차세대 담수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습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화학공학과 전상민 교수 연구팀은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오지나 재난 현장에서도 밤낮없이 깨끗한 물을 확보할 수 있는 친환경 해수 담수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습니다.
◆ 기존 태양광 담수화의 한계 극복
태양광을 이용한 담수화는 별도의 전기 없이도 작동할 수 있어 친환경 기술로 오랫동안 주목받아 왔습니다. 이는 검은색 소재가 햇볕을 흡수하여 바닷물을 데우면, 소금기는 남아있고 순수한 수증기만 증발한 뒤 다시 물로 응축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증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증발기를 높게 쌓을수록 물을 상부까지 끌어올리기 힘들어진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아울러 시간이 흐르면서 표면에 소금 결정이 축적되어 물의 이동 통로를 막아버리는 한계도 존재했습니다.
◆ '김밥처럼 휜 나무판'이 만든 자가 세척 시스템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원목을 종이처럼 얇게 켠 나무판을 김밥처럼 둥글게 말아 원통형 증발기를 제작했습니다.
나무판을 말았을 때 발생하는 미세한 틈새는 물이 다니는 새로운 통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물은 이 통로를 따라 증발기 꼭대기까지 올라가고, 남아있는 소금기는 다시 바닷물 쪽으로 흘러내려가 녹아 사라집니다.
연구팀이 제작한 높이 40㎝의 원통형 증발기 50개는 맑은 날 정오 햇빛 세기 수준인 태양광 1개 조건에서 시간당 35.8㎏/㎡의 물을 증발시키는 높은 성능을 나타냈습니다.
연구팀은 "똑같은 조건에서 실험한 증발기의 성능 결과가 없어서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기존 태양광 증발기와 비교해도 손꼽히는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 밤에도 지속되는 증발과 WHO 기준 충족
이번에 개발된 증발기는 해가 진 밤에도 주변의 열을 지속적으로 흡수하여 물을 계속해서 증발시켰습니다. 바닷물과 유사한 염도 환경에서 실험을 진행한 결과, 낮 동안 표면에 쌓였던 소금이 밤사이 저절로 녹아내려 사람이 별도로 청소하지 않아도 깨끗한 상태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물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음용수 기준을 충족했습니다.
전 교수는 "간단한 목재 구조만으로 하루 종일 안정적으로 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물 부족 지역을 위한 차세대 친환경 담수화 기술의 실용적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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