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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나는 과학] KAIST "유전자 가위 속도 조절로 여러 바이러스 한번에 식별"

기사입력
2026-04-26 오후 2:52
최종수정
2026-04-26 오후 2:5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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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 반응속도 활용…여러 바이러스·변이 한 번에 판별
역전사 없이 RNA 직접 검출…현장 진단 단순화

감염병 대응의 핵심은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구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변이가 늘고 감염 경로가 복잡해질수록 한 번의 검사로 여러 바이러스를 동시에 판별하는 기술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이를 위해 복잡한 장비와 여러 단계의 검사가 필요했지만 진단의 기준 자체를 바꾸는 접근법이 등장했습니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손성민 교수팀이 미국 UC 버클리 글래드스톤 연구소 연구진과 함께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유전자 가위의 반응 속도를 활용해 하나의 반응만으로 여러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구별할 수 있는 새 리보핵산(RNA) 진단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 Q. 기존 진단 방식의 한계는 무엇이었나요?

기존 분자 진단은 기본적으로 한 번의 검사에서 하나의 바이러스만 정확히 검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여러 바이러스를 동시에 확인하려면 서로 다른 유전자 가위나 다양한 색의 형광 물질을 사용해야 해 구조가 복잡하고 실제 현장 적용이 어려웠습니다.

또 RNA 바이러스의 경우 DNA로 변환하는 '역전사(reverse transcription)' 과정이 필요해 검사 시간이 길어지고 절차도 복잡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 Q. 이번 기술은 무엇이 다른가요?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가 목표물과 결합할 때,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가위질을 하는 속도가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즉, '무엇을 자르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자르느냐'에 집중했습니다.

연구팀은 Cas13이라 불리는 유전자 가위 단백질을 활용했습니다. 유전자 가위는 특정 유전자를 찾아 잘라내는 단백질로, 목표물을 찾으면 활성됩니다. 특히 Cas13는 RNA를 표적으로 하며, 목표 RNA를 찾으면 활성화돼 주변 RNA를 자르면서 형광 신호를 냅니다.

이때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반응 속도가 미묘하게 달라진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 Q. '키네틱 바코딩'이란 무엇인가요?

연구진은 반응 속도 차이를 바코드 처럼 활용하는 '키네틱 바코딩(kinetic barcoding)'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는 반응 속도를 일종의 신호 패턴으로 읽어 서로 다른 바이러스를 구별하는 방식입니다. 즉, 빠르게 반응하는 패턴과 느리게 반응하는 패턴을 조합해 각각의 바이러스를 구별하는 것입니다.

이 방식은 색이나 장비를 추가하지 않고도 단 하나의 유전자 가위만으로 속도 정보만으로 여러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식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기술과 차별화됩니다.

◆ Q. 실제로 얼마나 단순해졌나요?

검사 과정이 크게 줄었습니다.

기존에는 RNA를 DNA로 바꾸는 '역전사' 단계가 필요해 검사 시간이 늘어나고 절차가 복잡했지만, 이번 기술은 RNA를 그대로 직접 분석합니다.

이 기술을 통해 검사 시간 단축, 절차 단순화, 현장 적용성 향상이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확보했습니다.

◆ Q. 정확성은 검증됐나요?

연구팀은 실제 임상 샘플을 활용해 성능을 확인했습니다.

실험 결과,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와 SARS-CoV-2 변이를 단 한 번의 반응으로 정확하게 구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Q. 확장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이 기술의 강점은 '설계 가능성입니다.

가이드 RNA를 조정하면 유전자 가위 반응 속도를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더 많은 바이러스까지 동시에 판별할 수 있습니다.

즉, 하나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 Q. 이번 연구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이번 성과는 진단 기술의 기준을 '검출 여부'에서 '동시 구별 능력'으로 확장한 사례입니다.

손성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전자 가위의 반응 속도라는 새로운 정보를 진단에 활용한 첫 사례"라며 "향후 다양한 감염병을 한 번에 진단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바이오공학 분야 국제 학술질,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3월 31일 자로 실렸습니다.

감염병 진단이 '더 많이, 더 빠르게’라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가운데 이번 기술은 복잡한 검사 구조를 단순화하면서도 정확도를 유지하는 새로운 해법으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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