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민법 38조 근거로 비영리법인 설립허가 취소 조치
올해 1월까지 산지가격 결정·통지, 6월 공정위 시정명령·과징금 부과
대형마트의 계란 판매 코너
계란 산지가격을 미리 정해 회원들에게 통보해 온 대한산란계협회가 법인 자격을 잃게 됐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9일자로 대한산란계협회의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협회가 법인 설립 허가 조건을 어기고, 계란 산지가격을 결정해 통지하는 방식으로 공정한 가격 경쟁을 제한해 공익을 침해했다는 판단입니다.
민법 제38조는 법인이 목적 이외의 사업을 하거나 설립 허가 조건을 위반하거나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했을 때 주무관청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농식품부는 2023년 1월 비영리법인 설립을 허가하면서 공정거래법을 준수하고 계란 산지가격을 결정·통지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달았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및 그 소속 청장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 제4조 4항에 따른 조치였습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협회는 이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 21일까지 계란 산지가격을 회원들에게 계속 결정해 통지했습니다.
정부와 약속한 설립 허가 조건을 지키지 않은 위반 행위에 해당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 6월 협회에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실거래 가격이 협회의 고시가격에 따라 움직이는 점을 감안하면, 이 행위가 가격 경쟁을 제한하는 담합에 해당한다고 본 겁니다.
이로써 협회의 산지가격 결정·통지 행위가 공정한 사회질서를 훼손한 위반 행위임이 명백해졌다는 것이 농식품부 설명입니다.
협회의 가격 결정 방식은 지역별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재고와 유통 정도를 파악해 산지 기준가격을 정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협회는 지역별 기준가격을 취합해 매주 농가 등 구성원에게 문자메시지와 팩스 등으로 통보했고, 농가들은 이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해 왔습니다.
공정위는 협회가 앞으로 받아야 할 희망가격 수준을 정해 공유하면 구성원들이 그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하게 돼 국내 계란 산지시장 전체의 경쟁이 축소되거나 사라진다고 최종의결서에 적시했습니다.
농식품부는 허가 취소에 앞서 행정절차법에 따라 사전통지와 의견 제출, 청문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협회가 제출한 의견과 청문 진술 내용을 충분히 검토한 결과, 설립허가 조건 위반과 공정위의 위법 판단을 뒤집을 만한 사유로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허가의 전제가 된 조건을 어긴 상태에서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익을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판단입니다.
가격은 시장에서 생산자와 판매자가 자유롭게 경쟁하며 정해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특정 단체가 앞으로 거래할 가격을 미리 정해 회원들에게 알리면 농가들이 비슷한 가격에 팔게 되고, 가격 경쟁이 줄어 소비자가 공정한 가격의 혜택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정부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을 통해 실제 계란 산지 거래가격을 객관적으로 조사해 제공하고 있으며, 거래정보의 신뢰성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농식품부는 앞으로도 관련 법령에 따라 생산자단체의 공익성과 책임성이 확보되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과 안정적인 수급 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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