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통 포화·수익성 하락에 선행 사업 대부분 지연
성공모델 신안과 구조 달라…"속도전 우려" 지적
충남도가 2030년까지 '햇빛소득마을' 300곳 조성을 목표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앞서 진행된 유사 사업의 성적표를 보면 낙관하기 이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유휴부지 등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수익을 주민에게 환원하는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정부가 사업비의 최대 85%를 연 2% 안팎의 저리 융자로 지원합니다.
충남도는 1차 공모에 11개 마을이 신청하고 2차 공모에 35개 마을이 참여를 준비하는 등 지역의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먼저 시작한 곳들의 실적입니다.
정부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선정한 시범 성격의 마을 12곳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사업을 완료한 곳은 단 1곳에 그쳤습니다.
1곳은 사업을 포기했으며 나머지 10곳은 전력을 만들어도 보낼 길이 없는 계통 문제 등으로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3년간 완료율이 10%도 안 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올해에만 700곳, 충남도는 5년 안에 300곳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셈입니다.
걸림돌로 지목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수익성입니다.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 개편에 따른 계약단가 하락으로 사업성 악화가 우려되며, 정부는 주민참여사업에 대한 우대가격 적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사업비의 85%가 보조금이 아닌 융자, 즉 갚아야 할 빚이라는 점에서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마을과 주민에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전력계통 포화입니다.
업계에서는 제도 개편에 따른 중장기 수익성 하락 우려와 전력계통 부족 문제가 사업 안착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발전소를 지어도 생산한 전기를 보낼 전력망이 부족하면 수익을 낼 수 없는데, 선행 마을 10곳의 지연 사유가 바로 이 계통 문제였습니다.
부지 규제의 벽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경기 여주와 전북 완주에서는 주민들이 협동조합까지 꾸렸지만 하천 부지 활용이 지자체로부터 불허되면서 사업이 가로막힌 사례가 나왔습니다.
성공 모델로 꼽히는 전남 신안군의 '햇빛연금'과는 구조적 차이도 있습니다.
신안 안좌면에서는 4개 권역 5개 발전소, 328메가와트급 설비에서 2021년 4월부터 지난 4월까지 주민들에게 21차례에 걸쳐 113억 4천만 원의 연금이 지급됐고, 매년 1천 명 안팎씩 줄던 인구가 2022년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는 성과를 냈습니다.
그러나 신안 모델은 수백 메가와트급 대규모 발전단지의 개발이익을 조례에 따라 공유하는 방식인 반면,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단위의 소규모 발전소를 주민이 빚을 내 직접 짓고 운영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어렵습니다.
공동체 역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한 연구기관 분석에 따르면 사업 주체로 규정된 '주민 10인 이상 협동조합' 가운데 올해 급조된 협동조합이 전체의 38%를 차지할 만큼 형식적 구성 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며, 갈등이 발생할 경우 오히려 마을 공동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주민 신뢰와 투명한 거버넌스, 계통 과포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태양광 패널이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며 '속도'보다 '과정'이 먼저라고 입을 모읍니다.
충남도가 부지 발굴부터 협동조합 설립, 운영 교육까지 전주기 지원체계를 내세운 만큼, 목표 숫자보다 계통 연계와 수익 구조라는 선결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사업 성패를 가를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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