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미세먼지가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불청객' 초미세먼지(PM2.5)는 호흡기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뇌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뇌 속 혈관과 이를 둘러싼 세포들이 함께 작동해 뇌 환경을 유지하는 과정이, 미세먼지 같은 환경 유해 인자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한국뇌연구원(KBRI) 치매연구그룹 김도근 박사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와 공동으로 초미세먼지(PM2.5)가 뇌혈관 기능을 저하시켜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신경독성 기전을 규명했습니다.
◆ "뇌 기능 저하 확인"
연구진은 뇌 환경 유지에 필수적인 '뇌혈관 내피세포'에 주목해 그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초미세먼지는 뇌혈관 내피세포의 아릴 탄화수소 수용체(AHR)를 활성화해 세포 내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저하시키는 걸로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세포의 에너지 생산 능력이 감소하면서 혈관 조절 기능이 약화되고, 결과적으로 뇌로 공급되는 혈류량이 줄어드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이외에도 뇌혈관과 성상교세포 등 주변 세포 간 상호작용에도 이상이 관찰됐는데, 결국 이러한 변화는 뇌 속 노폐물 제거와 물질 교환을 담당하는 시스템에 차질을 빚어 뇌의 항상성을 무너뜨릴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미세먼지가 단순히 염증을 일으키는 데 그치지 않고, 뇌혈관을 출발점으로 뇌 전체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방식의 신경독성 기전을 가진다는 점을 확인한 겁니다.
특히 이번 변화는 기억과 학습의 핵심 영역인 해마(hippocampus)에서 두드러졌습니다. 해마는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과 밀접한 부위인 만큼 대기오염과 같은 환경 요인이 장기적으로 뇌 기능 변화와 연결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 초미세먼지와 뇌 기능 사이 '연결고리'
이번 연구는 초미세먼지가 뇌혈관 기능을 시작으로 뇌 환경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기전 수준에서 규명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가집니다. 환경오염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의 질병 예방과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신저자인 김도근 박사(한국뇌연구원)는 "이번 연구는 초미세먼지가 뇌 환경 유지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며 "앞으로도 국민 뇌 건강 보호에 기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공동교신저자인 박계명 교수(UNIST)도 "초미세먼지가 뇌혈관 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저하시켜 혈관 기능과 뇌 환경에 연쇄적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을 규명했다"며, "환경오염과 뇌질환 간 연관성을 이해하는 기초 근거를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하저더스 머티리얼즈(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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