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라이다 결합 '드림워크++' 개발
재난·산업 현장 투입 가능한 자율 보행 기술 진화
재난 현장이나 험지에서는 로봇이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판단해 움직이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수준을 지나 변화하는 지형을 읽고 최적의 경로를 선택하는 '지능형 이동 기술’이 로봇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로봇은 센서가 감지한 정보를 바탕으로 반응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인간이나 동물처럼 주변을 '미리 보고 판단하는' 능력으로 기술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국내 연구진이 시각 정보를 기반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보행 전략을 바꾸는 차세대 사족보행 로봇 기술을 구현했습니다.
◆ "촉각 넘어 시각까지"…인지 기반 보행 구현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명현 교수 연구팀은 창업기업 유로보틱스와 공동으로 사람처럼 보고 판단해 움직이는 사족보행 로봇 제어 기술 '드림워크++(DreamWaQ++)'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카메라와 라이다(LiDAR) 센서를 통해 주변 지형을 미리 인식하고, 보행 전략을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존 로봇이 장애물에 실제로 닿아야 대응하는 "반응형 제어"였다면, 이번 기술은 사전에 위험을 인지하고 움직임을 바꾸는 '인지형 보행'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 "보지 않고도 걷던 기술"…한계는 분명
연구팀은 앞서 시각 정보 없이도 관절센서와 관성 센서 등 내부 감각만으로 지형을 추정하며 안정적으로 이동하는 블라인드 보행 기술인 '드림워크(DreamWaQ)' 를 개발한 바 있습니다.
이 기술은 시야 확보가 어려운 재난 환경에서도 강인한 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장애물에 접촉한 이후에야 움직임을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정교한 대응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 "다중 감각 융합"…보고 판단하는 로봇으로 진화
드림워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내부 감각과 외부 감각을 결합했습니다.
카메라와 라이다를 통해 지형 정보를 사전에 확보하고, 이를 강화학습 기반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보행 전략을 즉각 수정하는 구조입니다.
특히 센서 오류가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다른 감각 체계로 전환하는 안정성까지 확보해 실제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 "계단·급경사도 거뜬"…성능 입증
실험 결과, 다양한 환경에서 기존 기술을 뛰어넘는 성능을 보였습니다.
계단 주행에서는 총 50개 계단(수평 30.03m, 수직 7.38m) 구간을 단 35초 만에 통과하며 기존 블라인드 보행 제어기와 상용 인지형 제어기를 모두 앞섰고, 급경사 환경에서도 훈련 조건(10°)보다 3.5배 가파른 35도 경사면을 안정적으로 등반했습니다.
또한 장애물 상황에서도 별도의 경로 설정 없이 스스로 최적 경로를 선택하는 등 학습 인지 능력을 보였고, 낙차가 큰 지형에서는 스스로 멈춰 지면을 탐색한 뒤 이동하는 '탐색 행동’까지 확인됐습니다.
아울러 드림워크++는 2.5kg의 탑재물을 실은 상태에서도 로봇의 키를 넘는 41cm 높이의 장애물을 극복하는 민첩성을 입증했습니다. 같은 시뮬레이션에서 ANYmal-C(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개발)는 최대 1.0m, KAIST 하운드로(KAIST 기계공학과 박해원 교수팀 개발)는 1.5m 수준의 장애물까지 대응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학습 넘는 적응"…새 환경에서도 80% 성공률
이번 기술이 특히 주목되는 점은 학습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높은 적응력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비교적 낮은 장애물((27cm)만 학습했음에도 40cm가 넘는 계단에서도 약 80%의 성공률을 기록하며 단순 반복이 아닌 '일반화된 학습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이는 로봇이 새로운 환경에서도 스스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의미합니다.
◆ "재난·산업 현장 기대"…활용성 확대
연구팀은 이 기술이 재난 구조, 산업 시설 점검, 산림·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고, ,특히 바퀴형 로봇이 접근하기 어려운 험지 환경에서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적 권위의 로보틱스 저널 'IEEE Transactions on Robotics'에 지난 2월 게재됐습니다.
◆ 결론…"움직이는 기계에서 판단하는 로봇으로"
명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로봇이 단순히 움직이는 수준을 넘어, 환경을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단계로 발전했음을 보여준다"며 "향후 다양한 실제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지능형 이동 기술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로봇 경쟁력의 핵심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똑똑하게 판단하느냐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같은 '인지형 이동 기술'은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시스템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되며, 로봇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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