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률 67% 정체…"신청해야 받는 구조가 장벽"
복잡한 기준, 제도 간 충돌…"국가가 먼저 찾아야"
기초연금이 2014년 도입이후 노후 소득을 떠받치는 핵심 제도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10년 새 예산 규모가 3배 넘게 늘었지만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루 어르신 1/3 가량은 여전히 연금 혜택에서 배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신청주의와 복잡한 기준이 겹치면서 제도 사각지대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 예산 3배 늘었지만…수급률은 제자리
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공적 노후 소득 보장체계 재구조화와 신청주의 개선: 기초연금을 중심으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기초연금 예산은 2014년 6조9천억원에서 2023년 22조5천억원으로 10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65세 이상 어르신 중 실제 수급자는 67.0%에 그쳐 정부 목표치인 70%에 미달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수급률이 비슷한 수준에 머물며 제도 확장이 실제 수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핵심 원인…"신청해야만 받는 구조"
보고서는 수급률 정체의 주요 원인으로 '신청주의'를 지목했습니다.
현재 기초연금은 국가가 자동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어르신이 직접 신청해야만 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이 신청 과정 자체가 고령층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 기준 복잡성…"스스로 대상인지 판단 어려워"
기초연금 수급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역시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연금 지급 여부는 단순 소득이 아니라 소득과 재산을 합산한 '소득인정액'을 기준으로 결정되며, 여기에 각종 공제와 환산 방식이 적용됩니다.
이처럼 복잡한 계산 구조는 일반 고령층이 이해하기 어렵고, 스스로 수급 대상인지 판단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결국 제도의 복잡성이 신청주의와 맞물리면서 신청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 제도 충돌…"받으면 손해 보는 구조"
일부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도 확인됐습니다.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수급자의 경우 기초연금을 받으면 그만큼 생계급여가 줄어들 수 있어, 오히려 불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고서는 이를 개인의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 제도 간 연계 부족에서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 해외는 '자동 지급'…접근 방식 달라
해외 주요국은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수급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스웨덴은 연금 신청 시 최저 보장 연금이 자동으로 함께 산정되고, 캐나다는 2013년부터 별도 신청 없이 행정 정보를 활용해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반면 오스트리아나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는 여전히 신청주의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자동화·연계 강화 흐름이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 개선 방향…"단순화 + 자동화 필요"
보고서는 단순히 서류를 줄이는 수준의 개선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선정 기준과 급여 계산 방식이 지금보다 훨씬 단순화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국민연금을 청구할 때 기초연금 수급 여부도 한꺼번에 결정되도록 제도를 연계하는 등 근본적인 재구조화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는 제언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기초연금 수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행정기관 간 정보 공유 확대를 통해 국가가 먼저 수급 대상자를 찾아내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 결론…"예산보다 중요한 건 접근성"
기초연금은 이미 연간 20조 원이 넘는 핵심 복지 제도입니다. 하지만 현재 구조에서는 권리가 있어도 신청하지 않으면 받지 못하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결국 제도의 성패는 예산 규모가 아니라 얼마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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