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습니다.
장애인들은 사회 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지적 장애를 가진 부모가 학습지를 가입했다 수천만 원의 빚을 지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모재성 기자입니다.
[리포터]
지난 2022년 유명 학습지에 가입한 A씨.
또래보다 공부가 느렸던 아이들을 위해서였습니다.
[인터뷰] A씨 / 학습지 가입자
"(타 회사 학습지) 할부금 남아 있는 거 갚아 주고 선생님이 오셔서 똑같이 공부 가르치는 거는 맞으니까 그냥 거기서 계약을 한 거예요."
이후 판매원은 다른 계약도 제안했습니다.
경제적 형편으로 여러 차례 거절했지만,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설득에 결국 가입했습니다.
A씨는 당시 태블릿 PC 화면에 남편 명의로 네다섯 차례 서명했지만,
나중에 보니 모르는 상품도 있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A씨 / 학습지 가입자
"나머지는 제가 한 게 아닌데 몇 개 지금 사인한 게 되어 있더라고요. 저는 몰랐는데.."
계약서만 모두 23개.
가장 비싼 450만 원짜리 상품까지 포함하면 2,400만 원 어칩니다.
일반 가정에서 구입하기에는 큰 금액입니다.
현재 천만 원 정도 갚았지만, 나머지는 갚지 못해 A씨의 남편은 신용불량자가 됐습니다.
열심히 일해도 갚기에는 역부족.
결국 기존에 살던 집도 나와야 했습니다.
[인터뷰]A씨 / 학습지 가입자
"학습지 때문에 진짜 인생이 망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것만 아니었으면 저희가 또 이렇게 살지 않았을 것 같고.."
A 씨는 전체 지능지수가 52로 지적장애에 해당합니다.
최근 병원에서도 장애등록을 권고받았습니다.
전문가는 지적장애인이 수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고,
거절도 잘하지 못해 이러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최수진 / 사단법인 느린소리 대표
"어느 부분이 취약하다 그리고 주제에 대한 맥락을 못 잡는다 이런 부분들이 보였을 텐데 이런 걸 악용하는 경우도 있고..증명해 내기까지도 되게 힘들어요."
A씨는 계약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판매원을 경찰에 고소했지만, 최근 무혐의로 결론났습니다.
이에 대해 학습지 판매원은 "근거 없는 일방적인 고소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수사기관에서 혐의가 없다고 본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G1뉴스 모재성입니다.
< copyright © g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 300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