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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용 실' 양 창자에서 고분자까지...'녹는 실'의 대변신

기사입력
2025-07-19 오전 12:02
최종수정
2025-07-19 오전 12:02
조회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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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부위나 상처를 봉합할 때 사용하는 '녹는 실', 흡수성 봉합사가 의료기기 시장에서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흡수성 봉합사는 체내에 삽입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녹아 없어지는 의료용 실로, 별도 제거 절차 없이 몸속에서 분해·흡수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최초의 흡수성 봉합사는 ‘캣것(catgut)’으로 불리며, 기원전 양이나 말의 창자를 꼬아 만든 원시적인 형태가 사용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20세기 들어서는 동물의 내장에 포함된 콜라겐을 정제·가공해 만든 동물성 봉합사가 널리 사용됐지만, 단백질로 구성된 만큼 체내 염증 반응 우려가 있어 최근에는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흡수성 봉합사 시장의 전환점은 2001년 광우병 파동이었습니다.

당시 소와 양의 근육이나 혈관에서 추출해 만들던 봉합사는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 판매가 금지됐고, 이를 계기로 새로운 소재의 봉합사가 등장하게 됩니다.

이후 폴리글리콜라이드(PGA)라는 고분자 물질이 봉합사 원료로 급성장했습니다.

PGA는 높은 강도와 빠른 분해 속도가 특징이며, 고분자는 모노머(monomer)가 반복적으로 결합된 형태로 구성됩니다.

흡수성 봉합사의 핵심은 생분해성 고분자 기술입니다.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은 인체에 삽입된 후 특정 조건에서 물이나 이산화탄소처럼 무해한 물질로 분해·흡수됩니다.

최근에는 감염 위험을 줄이는 항균 봉합사, 매듭이 필요 없는 미늘 봉합사, 흡수성 지혈제, 유착 방지제 등 고기능성 완제품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국내 봉합사 시장은 흡수성과 비흡수성 비율이 약 7대 3으로 형성돼 있으며, 이 중 원사 생산 기업은 삼양그룹과 메타바이오메드 두 곳입니다.

삼양그룹은 1987년부터 의료용 봉합사를 연구·개발하기 시작했으며, 1993년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의 산학 협력을 통해 국내 최초이자 세계 세 번째로 생분해성 수술용 봉합원사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삼양은 폴리글리콜라이드(PGA)의 가수분해 원리를 활용한 봉합사를 시작으로, 현재는 젖산-글리콜산 중합체(PGLA), 폴리디옥사논(PDO) 등 다양한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로 제품을 생산 중입니다.

현재 삼양그룹은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50여 개국, 200여 개 업체에 연간 5천500만 달러 규모의 봉합사를 수출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삼양의 봉합사 누적 판매량은 240만km에 달해, 지구를 약 60바퀴 돌 수 있는 거리이며, 반제품인 봉합원사 시장에서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충북 청주시 오송에 위치한 메타바이오메드는 삼양을 포함해 전 세계 단 7개 회사만이 생산 가능한 생분해성 봉합원사 기술을 확보한 기업입니다.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회장은 1999년 김학용 전북대 섬유공학과 교수와 손잡고 생분해성 봉합사 개발에 착수해 3년 만에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이 회사는 국내 특허 69건, 해외 특허 24건, 디자인 23건, 상표 43건 등 다수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 기반 강소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보툴리눔 톡신 개발사로 알려진 휴젤도 2020년 봉합사 전문기업 제이월드를 인수하며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휴젤은 PDO 타입, 폴리카프로락톤(PCL) 타입, 두 소재를 혼합한 타입 등 총 3종의 비수술용 흡수성 봉합사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PDO 원사는 인장강도와 온도 내성이 뛰어나며 잘 끊어지지 않는 특성이 있고, PCL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워 이물감과 통증이 적고 체내 지속 기간이 긴 것이 특징입니다.

이처럼 국내 흡수성 봉합사 시장은 기술의 고도화와 기업 간 경쟁을 통해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고기능성 제품과 세계 수출을 중심으로 활로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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